[Wavebridge Weekly #2] 디지털자산 프라임브로커, 증권사 PBS와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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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 시장의 프라임브로커리지란 무엇인가?
웨이브릿지는 디지털자산 시장의 제도화 흐름 속에서, 특히 기관과 법인 대상 시장의 성장을 가장 중요한 변화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시장은 여전히 ‘개인 투자’ 중심의 사고방식이 깊게 자리 잡고 있고, 이에 따라 시장에 대한 이해도, 인프라 설계, 규제 대응에 대한 정보 격차가 존재합니다. 이에 웨이브릿지는 디지털자산 시장에 던지는 본질적 질문과 제도화 흐름에 대한 인사이트를 전하는 [Wavebridge Weekly]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디지털자산 시장 프라임브로커(Prime Brokerage Service, PBS)’ 제대로 정의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디지털자산 시장의 팽창을 주목하고 있다면, 어디선가 프라임브로커리지라는 용어를 들어봤을 것입니다. 지난해만 해도 이 시장에서 들어보지 못했던 이 프라임브로커리지라는 용어가 어떤 의미인지 알기 위해, 재빠른 사람들은 검색을 해봤을 겁니다.
그러나, 그렇게 알게 된 정보는 아마도 틀렸을 겁니다.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거나, 혹은 이미 증권업계 종사자이기에 알고 있는 ‘그 프라임브로커리지’는 디지털자산 시장에 대입하기에 잘 호환되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적어도 한국인이 한국어로 알 수 있는 국내 프라임브로커리지와, 디지털자산 시장의 프라임브로커리지는 개념과 범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이 글에서 ‘프라임브로커리지’라는 용어는 PBS로 압축해 쓰겠습니다.)
이 PBS라는 용어를 보자마자 어떤 의미인지 바로 이해하는 업계종사자, 혹은 전문가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여기에서부터 바로잡아야 할 필요가 있기에 이 시리즈를 두 번째로 쓰게 되었습니다.
PBS를 떠올리면…‘KRX 증권 시장에서의 신용공여·주식 대차 아냐?’
한국에서 PBS라는 용어를 들으면, 대부분은 전통 증권 시장의 PBS를 으례히 떠올릴 것입니다. 실제로 현재 국내 증권사 중 PBS 기능을 수행하는 곳은 50여개 증권사 중 6개사 뿐이며, 이들은 KRX(한국거래소)에 집중된 유동성을 기반으로 PBS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의 PBS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제공하는 풀 서비스 PBS와 비교할 때 기능이 제한적입니다. 전통적 의미의 글로벌 PBS가 수행하는 역할은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① 주식 대여 ② 증거금 대여 ③ 청산 및 결제 ④ 자산 보관 및 성과 보고 ⑤ 위험관리 ⑥ 투자자 주선 ⑦ 법률·회계 등 백오피스 서비스.
하지만 한국의 PBS는 이 중 많은 부분을 포괄하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꼽힙니다.
- 첫째, KRX라는 하나의 중앙 거래소에 유동성이 집중되어 있어 다양한 유동성 풀을 중개할 유인이 없습니다.
- 둘째, 글로벌 수준의 헤지펀드나 복잡한 전략을 요구하는 기관 수요가 한국에는 상대적으로 부족합니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PBS는 ‘다양한 형태의 유동성을 중개하고 구조화해내는 플랫폼’이기보다는, 기존 유동성을 기반으로 자금과 주식을 빌려주는 보조 기능(신용 공여 및 주식 대차)에만 집중되어 기능해왔습니다.
글로벌 통용 디지털자산 PBS는…"분산된 유동성을 연결하고, 복잡한 과제를 해결"
그러나, 디지털자산 시장은 전혀 다릅니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한국에서 정해지지 않지요. 미국에서도 아닙니다. 전 세계 유동성이 실시간으로 연결된 글로벌 맥락 안에서 형성됩니다.
이 시장은 KRX같은 단일 중심 유동성 풀이 없고, 전 세계에 분산된 수백 개의 거래소(CEX), 탈중앙 거래소(DEX), 장외거래소(OTC 데스크)들이 독립적인 유동성 풀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으며, 그 결과 디지털자산 시장은 파편화(fragmentation)를 기본 값으로 가집니다.
그렇기에 디지털자산 시장의 PBS 역할은 훨씬 복잡해지고, 전통 PBS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연결 인프라’를 요구하게 됩니다. ‘이 조각난 유동성을 어떻게 연결하고, 그 위에 거래·결제·보관 인프라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설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디지털자산 시장 PBS는 단순히 신용을 제공하거나 디지털자산을 빌려주는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아래와 같은 복잡한 연결과 설계를 동시에 수행해야 합니다.
- 수십 개의 거래소 및 장외 시장 브로커들에서 최적의 가격과 거래 조건을 찾아 주문을 집행하고,
- 고객 자산을 안전하게 온체인 기반으로 커스터디하며,
- 거래 이후의 정산, 회계, 리스크 관리 인프라를 담당하고,
- 필요시 담보 기반 파이낸싱, 스테이킹, 구조화 설계를 제공합니다.
이처럼 디지털자산 PBS는 수십, 수백 개로 쪼개진 시장을 연결해서 유동성을 공급하고, 거래·결제 전반을 정교한 기술로 합리적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한국 밖에선, 누가 디지털자산 PBS를 하고 있나? 비트코인 현물 ETF의 예시를 보자.
글로벌에서는 이미 기관과 법인의 수요에서 상당한 자금이 흐르고 있기에, 프라임브로커 업이 잘 형성되어 있습니다. 2025년 7월 기준, 미국 내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 전체 운용자산(AUM)은 약 196조원(1400억 달러)이며, 그 중 블랙록의 iShares Bitcoin Trust(IBIT)가 112조~123조원(800~880억 달러)를 운용하며 약 6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블랙록이 어떻게 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체결 시키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블랙록은 비트코인을 ‘직접 사지 않습니다’. ETF 발행 시, 블랙록은 커스터디 기관에 현금(USD)을 납입하고, 이 현금은 디지털자산 PBS 전문업체인 코인베이스 프라임(Coinbase Prime)으로 전달됩니다. 코인베이스 프라임은 내부 기관 전용 풀 혹은 외부의 전문 기관 전문 브로커를 통해 장외 시장(OTC)에서 비트코인을 매입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확보한 비트코인은 커스터디(수탁)되고, ETF 주식으로 전환됩니다. PBS는 이 전 과정을 설계하고, 집행하고, 리스크를 통제하는 주체입니다.
디지털자산 PBS는 ‘디지털자산’과 ‘금융’을 동시에 이해해야 합니다.
블랙록의 PBS인 미국 코인베이스 프라임을 포함한 주요 디지털자산 PBS는 모두 타 업종이 아닌 가상자산 사업자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는 디지털 프라임브로커리지가 블록체인 인프라 기반 금융 서비스업이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아무리 금융 인프라로의 발전이 요구되는 시점이라지만, 기초 자산으로 디지털자산을 거래한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디지털자산의 PBS는 사업자 자격의 문제이기 이전에, 정말 이 시장의 구조와 기술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행할 역량이 있는 지가 우선입니다. 엄연히 업계의 기술적 전문성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온체인 거래, 멀티시그 커스터디, 글로벌 RFQ 체결, 실시간 결제 등, 이 모든 것은 전통 금융과 다른 기술 스택과 운영 체계를 요구합니다. 단순히 유사한 업종 경험을 해봤다고 하여 디지털자산 PBS를 하겠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거래소 업으로 시작한 모회사 코인베이스가 자회사로 코인베이스 프라임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구조적으로 거래소와 중개기능이 결합되어 내부자 정보 오남용, 우선 체결, 이해 상충 등 위험이 지적 되는 것입니다. 코인베이스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내부통제 규정을 운영하고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자율규제에 의존하는 것으로, 정보 비대칭을 구조적으로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존재합니다.
금융⬝디지털자산 정통한 한국형 디지털자산 PBS 구축돼야

지금은 디지털자산과 금융권, 규제를 이해하며 한국형 디지털자산 시장의 PBS 표준을 만들어가야 하는 시기입니다. 물러설 수도, 지연해서도 안되는 시점입니다. 저만치 멀리 가고 있는 디지털자산 시장의 발전을, 우리는 바라만 볼 것인가요?
웨이브릿지는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 중 최초로, 기관 및 법인을 위한 프라임서비스 플랫폼을 실제 이행 가능한 수준으로, 독립 설계해 제공합니다. 한국 실정에 맞는 규제 준수 체계와 보안 시스템을 기반으로 디지털자산 PBS를 구축하고 있으며, 글로벌 유동성 공급 또한 규제에 맞춰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웨이브릿지는 비트코인 현물 ETF 결제 과정에 참여하며, 금융기관과 협력해 한국이 디지털자산 PBS에서 주도권을 확보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다음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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